지킬박사와 하이드 (Dr. Jekyll & Mr. Hyde)
트릭테이킹 게임은 보통 자신의 핸드를 관리한다. 결국 다 내야하는 자신의 패를 보면서, 언제 선을 먹을지, 언제는 포기하고 다음을 기다릴지 등을 계획한다. 결국 나에게 있는 자원은 한번 자신의 손에 들어온 카드들뿐이고, 이 카드들은 결국엔 규칙에 맞춰서 내기 싫어도 내야하기 때문에, 일종의 프로그래밍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트릭테이킹인데도 내 핸드에서 카드를 안낼 수 있다면? 트릭테이킹 게임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살펴보자.
이 게임은 지킬덱과 하이드 덱이 똑같은 장수로 나뉘어져 있으며, 구성도 A1 B1 C1 D1 E1 F 3~7, x1, x2, x3에 *(변신)카드 한 장씩 똑같다. 팀과 자신의 역할은 매 라운드 랜덤으로 결정이 된다. 즉 두 명은 지킬박사, 두 명은 하이드가 되어서 서로 팀이 된다. 이 게임의 특이한 점은, 덱의 뒷면역시 지킬덱과 하이드덱으로 구분이 된다는 것이다. 즉, 상대방이 ‘어떤 역할의 카드가 몇 장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팀은 중간에 있는 카드가 결정한다. 지금같은 경우는 맞은편의 사람이 각자의 팀이다.
선부터 시계방향으로 카드를 한 장 씩 낸다. 그런데 제한은 ‘자신의 역할과 일치하는 카드’만 내려놓여야 한다. 그럼 이쯤에서 의문이 들어야 한다. ‘만일 내가 지킬박사인데, 하이드 카드만 다 들어왔다면?’ 이라고. 하지만 걱정 말라. ‘내 턴에 내가 카드를 안내도 된다. 대신 내줄 사람을 선택만 하라’. 상대방이 내가 내야할 카드가 있을지 없을지 어떻게 아냐고? 뒷면이 다르다고 위에서 언급했지 않았는가. 대신 내줄 사람을 선택하면, 그 사람은 자신의 덱에서 카드 한 장을 ‘나의 앞에’ 내려놓아 준다. 그리고 다음 사람이 카드를 낸다.
지킬 덱과 하이드 덱은 뒷면에 차이가 있다.
트릭은 마찬가지로 *(변신)이 가장 쌔며(단 이때는 트릭을 아무도 먹지 않고, 다음라운드에 누적된다.), 그다음 알파벳순으로 A가 가장 쌔며, 같은 알파벳이 두 장 나왔을 때는 먼저 낸 사람이 트릭을 먹는다. 그리고 트릭을 먹은 사람부터 다시 카드를 낸다. 그렇게 지킬 카드와 하이드 카드가 다 나오면 한 라운드가 끝이 난다.(당연하게도, 지킬 카드와 하이드 카드의 전체장수는 같기 때문에, 각자 보유중인 카드 장수에 차이가 있더라도 게임은 정상적으로 진행이 된다. 그냥 내달라고 부탁하면 되기 때문에) 점수는 어떻게 나느냐? 알파벳 뒤에 붙은 숫자를 모두 합친다. 그다음 ‘자신이 속한 팀의 곱하기 카드’가 자신 팀의 숫자들을 곱해준다.
*변*신!*
만일 당신이 지킬 팀이고, 라운드가 끝났을 때 숫자의 합이 22(이 숫자들은 지킬 카드거나 하이드 카드거나 상관이 없다)이고, 하이드 덱의 X2, X3이 있고, 지킬 덱의 X1, X3이 있다면 88점이다. 하이드 덱의 곱하기 카드는 계산하지 않는다(뺏어오는것의 의미만 있다). 지킬 덱의 곱하기끼리는 수를 더해서 곱한다. (22x1x3이 아니라, 22x(1+3)이다)
결국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가장 약한, 하지만 점수는 가장 큰’ F카드를 먹어오는 것.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곱하기 카드’를 먹는 것이다.(상대방편의 것이거나, 혹은 우리편의 것이거나) 이런 중요한 카드들이 트릭에 나왔을 때, 그 카드들을 먹어야만 할 때, 그런데 내 손에는 도저히 그런 카드가 없을 때 ‘누구에게 쌘 패가 있을지’를 예측하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이다.
당신의 팀원이 겁도 없이 x3카드를 냈다. 당신은 저 카드를 무조건 먹어야하는데, 패에는 E와 F뿐이다. 이때 당신은 팀원에게 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지만, 적들에게 카드를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왜 팀원은 위험하게 중요한 카드를 먼저 털어버렸을까, 그의 의도가 ‘나에게 쌘 패가 있으니 내게 요청해’인지, ‘낼게 이거밖에 없어 미안해’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오로지 당신의 몫이다.
그게 최선이였니?
이 게임은 카드 장수가 얼마 없다. 그래서 카운팅이 쉽고,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패와 의도를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 장 한 장 내려놓는 것이 피 말리는 수읽기가 요구되지만, 변신 카드를 이용한 한방 역전도 많이 일어난다.
2:2 팀플레이 하나비를 해보고 싶은가? 카운팅이 가능한 티츄가 흥미로워 보이는가? 그럼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아주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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